줄인 적 없는 배당, 목소리 큰 주주들 — KT&G 배당 이야기
담배와 홍삼을 파는 회사, KT&G. 배당주를 오래 모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배당귀족’으로 불립니다. 배당을 한 번도 줄이지 않고 꾸준히 늘려 온 회사거든요. 그 조용한 기록 위에, 최근 몇 년은 제법 시끄러운 이야기가 얹혔습니다.
줄인 적 없는 배당 (2016~2023)
KT&G의 배당 그래프는 계단처럼 생겼습니다. 2016년 3,600원에서 시작해 해마다 오르거나 최소한 유지했죠. ‘삭감’이라는 계단은 10년간 한 칸도 없었습니다. 경기가 어떻든 배당은 지킨다 — 필수소비재 회사다운 뚝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문을 두드리다 (2022~2024)
조용하던 회사에 손님이 찾아옵니다. 행동주의 펀드 FCP(플래시라이트캐피탈)와 안다자산운용. 이들은 주주총회마다 목소리를 냈습니다 — “인삼공사(정관장)를 따로 상장하라”, “배당을 주당 1만 원까지 올려라”, “자사주를 사서 태워라”. 회사는 인삼공사 분리는 거부했지만,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크게 늘리는 쪽으로 답했습니다. 주주들이 목소리를 내자 환원이 커진, 흥미로운 장면이었죠.
반기배당, 그리고 커진 주주환원 (2023~2025)
2023년 KT&G는 반기(중간)배당을 새로 도입합니다. 1년에 한 번이던 배당이 두 번으로 나뉘었죠(첫 반기배당 1,200원). 그리고 2024~2027년 3조7천억 원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와 새로 사들인 주식을 합쳐 2023년 말 발행주식의 약 5분의 1(20%)을 소각한다는 계획이죠. 2025년 배당은 연 6,000원(반기 1,400 + 결산 4,600)으로 다시 한 칸 올라갔고, 2026년 4월엔 보유 자사주 1,086만 주(발행의 약 9.5%)를 전량 소각했습니다.
조용한 배당귀족이 목소리 큰 주주들을 만난 시기였습니다. 다만 환원 확대가 온전히 행동주의 덕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 KT&G는 그전부터 중장기 주주환원계획을 세워 왔고, 거기에 행동주의 압박이 맞물린 셈이죠. 배당노트는 이 꾸준함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한 해 한 해 기록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