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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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이 0원이 된 해, 그리고 다시 330원 — S-Oil 이야기

배당이 0원이 된 해, 그리고 다시 330원 — S-Oil 이야기

배당주 이야기는 보통 ‘얼마나 늘렸나’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떤 회사는 배당을 아예 못 준 해가 있습니다. S-Oil이 그렇습니다. 10년 배당 그래프에 막대가 하나 통째로 비어 있죠. 왜 그랬는지, 그리고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를 따라가 봅니다.

7%에서 0%까지

2016 회계연도, S-Oil의 배당금은 한 주당 6,200원이었습니다(중간 500원 + 결산 5,700원). 주가 대비로 따지면 7%가 넘습니다. 은행 예금이 초라해 보이던 시절이죠.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5,900원, 750원, 200원, 그리고 0원. 딱 4년 만에 배당이 사라졌습니다. 회사가 인색해진 걸까요? 아닙니다. 같은 기간 회사가 번 돈이 1조 2,465억원에서 7,961억원 적자로 뒤집혔습니다. 나눠 줄 돈 자체가 없어진 겁니다.

정유회사는 원유를 사다가 휘발유·경유로 만들어 파는 회사입니다. 원유값과 기름값의 차이가 곧 이익이라, 국제 시세가 흔들리면 실적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S-Oil의 배당 그래프는 그 출렁임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모양입니다.


‘0원’도 회사가 공시한 숫자다

배당 자료에 빈칸이 보이면 대개 ‘자료가 없나 보다’ 하고 넘기게 됩니다. 그런데 2020년 S-Oil의 빈칸은 다릅니다. 회사가 낸 공시에 보통주 0원이라고 또박또박 적혀 있습니다.

자료가 빠진 게 아니라, 회사가 공시에 0원이라고 적어 남긴 것입니다. 그해 우선주에만 25원이 나갔고, 그게 배당금 전부였습니다.


여름엔 줬는데 겨울엔 안 줬다

2024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해 8월 회사는 중간배당 125원을 결정했고, 9월에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봄에 주는 결산배당은 건너뛰었습니다.

여름에 배당을 정할 때는 이익이 남아 있었는데, 한 해를 마감하고 보니 1,930억원 적자였기 때문입니다. 배당은 이미 지나간 실적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의 형편으로 정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2년짜리 약속

S-Oil은 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공시로 냅니다. 다만 이 약속에는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2019년부터 2년에 한 번씩 다시 씁니다. 지금 것은 2025년 2월에 낸 2025~2026년 두 해짜리이고, 그전 것은 2023년 7월에 낸 2023~2024년짜리였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앞으로 몇 년간 이렇게 하겠다”고 길게 선언하는 것과 비교하면 짧습니다. 업황이 워낙 출렁이니 멀리까지 약속하지 않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그리고 이 20%는 최소 보장이 아닙니다. 적자가 나면 ‘이익의 20%’라는 계산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실제로 2020년과 2024년엔 배당이 멈췄습니다.


다시 330원

2025년 S-Oil은 흑자로 돌아섰고, 결산배당 330원을 결정했습니다. 6,200원을 주던 회사의 330원이라 작아 보이지만, 배당이 끊겼다가 다시 이어진 기록이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다릅니다.

한 가지 더. 연말에 주식을 사두면 배당을 받는다는 통념이 이 회사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배당받을 사람을 정하는 날이 이듬해 4월로 옮겨졌거든요. 얼마를 주는지 먼저 알려주고 나서 명단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뀐 결과입니다.

배당노트는 늘어난 배당만 기록하지 않습니다. 끊긴 해도, 다시 이어진 해도 똑같이 적어 둡니다.

이 글은 읽을거리입니다. 공시·공개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정확한 수치는 배당 기록 페이지와 회사 공시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