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처럼 보인 배당, 그리고 분기배당 첫 공백 — SK텔레콤 이야기
SK텔레콤은 통신주라기보다 ‘배당주’로 사랑받던 종목입니다. 매년 두툼한 배당을 주던 이 회사의 10년 기록에는, 사람들을 두 번 놀래킨 순간이 있습니다. 한 번은 착시였고, 한 번은 진짜였습니다.
배당이 반 토막? — 실은 주식을 쪼갠 것 (2021)
2020년 10,000원이던 배당이 2021년 3,300원쯤으로 줄어든 표를 보면 누구나 놀랍니다. “배당을 이렇게나 깎았다고?” 그런데 아닙니다. 그해 SK텔레콤은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피자 한 판을 다섯 조각으로 자르면 한 조각이 작아 보이지만 피자 양은 그대로인 것과 같습니다. 조각(주식)당 배당은 1/5이 됐지만, 다섯 조각을 합치면 오히려 전보다 많았습니다.
같은 해 SK텔레콤은 투자 자회사 ‘SK스퀘어’도 떼어냈습니다. 회사가 통신과 투자로 몸을 나눈, 분주한 한 해였죠.
거른 적 없던 배당, 통신사 최초의 분기배당 (2021~2024)
2021년 SK텔레콤은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시작했습니다(그해 2분기부터). 이듬해인 2022년부터 1~3분기 배당금이 주당 830원으로 자리 잡았고(4분기엔 결산배당을 더 얹었죠), 시가배당률은 6~7%를 오갔습니다.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SK텔레콤은 ‘거르지 않는 회사’였습니다.
분기배당 첫 공백 — 유심 해킹 (2025)
2025년, 사건이 터집니다. 대규모 유심(USIM) 해킹. 고객 보상과 통신요금 감면(약 5천억원 규모)이 실적을 짓누르며 SK텔레콤은 3분기에 별도 기준 영업적자(522억원)를 냈습니다 — 분기 실적을 공시한 2000년 이후 처음이었죠(연결 기준으로는 영업흑자였습니다). 여기에 과징금 약 1,348억원이 순손실을 키웠습니다. 결국 회사는 3분기 배당을 건너뛰었고, 4분기 결산배당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분기배당을 시작한 뒤 처음 맞은 공백이었습니다. 2025년 한 해 배당은 상반기 두 번(1,660원)에서 멈췄습니다.
공백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26년 1분기, SK텔레콤은 주당 830원으로 분기배당을 재개했습니다(6월 18일 지급 완료). 다만 연간 배당이 예전 수준까지 온전히 돌아올지는 이후 분기 결정을 더 지켜봐야 합니다. 배당노트는 그 회복의 기록을 이어서 남겨 둡니다.